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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감하는 작업
작가 혼자만의 예술은 결국 죽은 예술이라 생각한다. 작가는 생을 마감하지만 작가의 혼은 예술 그 자체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작업을 통해 현시대의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메시지를 교감하는 작업을 추구한다.
2. 움직임의 아날로그
움직임은 나의 작업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한 움직임은 몰입을 방해하며 감정을 흐트러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움직임을 주려고 노력한다. 과도한 효과와 지나치게 세련된 표현은 오히려 고전의 맛을 잃게 하는 감이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움직임 등을 선호한다.
3. 백남준과 이원일
나는 백남준 선생님의 예술세계와 정신을 존경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선구자 이다. 그의 예술적 마인드와 위트를 사랑한다. 작업이 벽에 부딪히는 것 같이 풀리지 않을 때 백남준 선생은 더 큰 존재로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그 분의 예술세계를 닮고자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 비전 등 내게 궁극적으로 지향점을 제시하며 결국에는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의 작업에서 백남준 선생님만큼이나 영향을 주신 분이 있는데, 큐레이터 중에 작고하신 이원일 선생님이다. 그분이 생전에 내게 ‘고3처럼 공부하라’는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여전히 가슴에 남는다. 그래서 늘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기를 노력한다.
4. 고전 명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비디오 아티스트
“고전 명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비디오 아티스트” 라 불리는데, 그러한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한다. 생명을 불어넣는 다는 것은 단순한 움직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감정과 이를 유발할 수 있는 스토리들이 필요하다. 내게 이러한 부분이 숙제이며 늘 연구한다. 언젠가 사람들에게 ‘내가 그런 힘이 있는 아티스트가 맞다’라고 분명히 대답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바란다.
5. 작품을 통한 교감
간혹 디지털 상에서 보여주는 것은 실재와 닮았다 하더라도 결국 허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관객이 느꼈던 감정과 여운은 진실하며 실재하다고 믿는다. 작품은 화면상에서 가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으며 러닝 타임이 다하면 페이드아웃 되지만 작품을 통한 교감은 허구가 아님을 여운을 통해 전하고 싶다.
인간이 도달하고 싶은, 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세계를 디지털로 표현하고 싶고, 나는 인간의 믿음이 시각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것에 주목하며, 불완전함과 한계를 갖고 있다 생각한다.
6. 차별화된 아우라
고전 명화를 주로 작업하는 것 중 하나는 그것이 주는 아우라 때문이다. 나는 명작이 주는 아우라, 환상에 대해 생각했고, 명작이 주는 아우라는 과연 진실인지 아니면 환상인 건지, 디지털을 통해 재해석되었을 때도 이 아우라를 표현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전달되는지를 연구하고 싶었다. 그런 관점에서 나를 두고 전통 미술 역사 속에 끼어드는 것 같다고들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나의 개입이 혼란, 무질서로 보이더라도 세상은 혼돈 중에 창조 되었듯이, 나는 나의 행위가 새로운 탄생을 위한 의미 있는 접근이라 생각한다.
또한, 나는 원작을 단순히 소생시키려는 것에만 얽매이고 싶지 않다. 원작은 이미 그 자체로 갖는 예술적 가치와 아우라가 있다. 나는 원작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으며 이로 인해 명화를 해치거나 훼손되기를 바라지 않을 뿐이다. 원작을 더 아름답게 더 풍성하게 만들려는 욕심은 사족을 붙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을 통한 재해석으로 차별화된 아우라를 원한다. 그것은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며, 동양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이 교차하는 오묘한 것이다. 명화는 내가 원하는 아우라를 담기 위한 그릇으로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의 작업은 나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보고 싶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