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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권승찬-작가노트  

우리는 많은 것들을 접하고 그것들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그 많은 '일상'의 것들은 삶을 이루는 구체적이고 실질적 산물들이며, 누구에게나 부여 되는 것들이지만, 각자에게 서로 다른 사적인 형태의 감성들이 녹아 있다.
나의 작업은 극히 사적인 것(공간, 시간, 생각, 생활습관, 정서, 관심사 등)들을 공적인 곳에 배치하고 나열하여, 일종의 사회 병리 현상적 관점으로 생각하기 바라보기를 행하는 과정들이라 하겠다. 즉 “나” 개인의 어떤 취향의 것들을 특정 장소나 공간에 대입시켜, 타인들이 느끼고 향유했던 어떤 인식의 연결고리를 찾아보고, 이에 가볍고 식상한 제스처를 적당히 배합해 나열 한다.
한 개인으로서의 “나”와 타인(관람자, 일반인)으로서의 “너”의 어떤 공통성과 서로 다른 감성적 인식 차이에 관한, 흥미를 도출해 나가는 작업 과정이라 하겠다.
2006.

현재까지 나의 작업은 개념이나 형식을 떠나 크게 3가지 형태로 분류됩니다.
첫째 COMPLEX (2000-2015)
한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내고자 할 때 삶 속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유추해 나가게 되는데, 나는 감추고 싶었던 여러 가지 Complex(가족, 언어, 학연, 지연, 성격, 외모 등)를 기록하고 나열하는 작업을 페인팅, 디지털 프린트, 미디어, 설치 등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졸업 후 무명작가로서 한국의 미술 관련자들에게 수화(“안녕하십니까! 권승찬입니다!)로 만든 명함을 무작위로 발송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적응하지 못했던 군 생활의 단면 “18(씹팔)”, “9230750”, 18년 홀로 자취 생활을 전전하며 기록한 “자취집시리즈”, “모여라 꿈동산”, 어릴 때부터 심하게 앍아온 난독증으로 언어 습득능력과 표현의 한계를 말하고자 했던 “언어는 액션이다”, 중국에서 1년간 그날 그날 행위를 즉흥적으로 그려낸 “남자시리즈”가 그것입니다.


둘째. 유무형적 공공프로젝트의 시민 참여(2004-2015)

자신의 Complex는 의식 속에서 강한 Trauma로 자리하게 되는데, 나는 이를 일반 시민들과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지속적인 공공프로젝트의 시민참여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는 사회 공동체에서 오는 다양한 담론들이 결국 극히 개인사적인 것들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며, 어떤 관계를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사람들을 통해 공간, 시간, 사건, 행위 등을 보다 능동적으로 바라보고 수집하여 기록해가는 작업개념입니다.
200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서 광주 시민들에게 사라진 구 터미널 사진을 수집하는 “터미널 프로젝트”, 2006-2010 한국 전역(미술관, 소외된 마을, 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진행했던 극소출력 라디오 방송국 “바셀린프로젝트”, 2009-2010 광주 재래시장의 상인, 주민, 미술작가들을 대상으로 음식, 파티, 놀이, 디자인을 모토로 진행한 “OK공공프로젝트”, 사진, 웹 지도, 라이트박스, 텍스트, 설치등을 활용해 사람, 공간, 시간의 개념을 수집하여 기록한 “That Place”, “박제된 시간들” 중국의 100명 작가들과 사진을 찍어 싸인을 받은 후 작품가격을 리서치 해 작품에 적용하는 “좋은 친구들” 등이 있습니다.


셋째. 융 복합적인 미디어 설치(2011-2014)

공공프로젝트의 시민 참여 작업은 형식, 장르, 소재, 재료 등. 어떤 구애도 받지 않고 진행되었던 특징들로 인해, 현재의 융 복합적인 미디어 설치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내 개인의 Archive 성격이 강하며, 사회나 집단 속에서 교육된 어떤 구호口號나 고정관념을 가벼운 제스처로 적당히 비틀어 나열한 작품 개념입니다.
작업실과 집에 방치되어 활용하지 않은 작품들과 잡다한 물건들을 쌓아 재구성 한 “자기 개발은 딸딸이에 불과하다.”, “인생은 길고 할 일은 없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없다.”는 기존 Complex작업을 재해석하는 확장 개념이며, 3,659명의 시민 리서치를 통해 불규칙한 현대인들의 식생활과 한국의 불안정한 문화정책을 대입시킨 “좌불안석”은 공공프로젝트의 시민 참여 작업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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