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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body) 개념을 통해본 나명규의 작품세계-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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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body) 개념을 통해본 나명규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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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현대미술에 있어서 대부분의 작품은 작가 자신의 정체성이 크게 반영되기 마련이다. 나명규는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활용과 실험을 통해 그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대부분은 신체(body)의 개념이 등장한다.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에 신체에 대한 개념은 줄곧 등장해오고 있다. 그 표현방법은 다음과 같다. 작품 속의 전통적인 구상적 형태로서의 body, 움직임의 자취인 흔적으로서의 body,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 자신의 신체적 역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 신체의 역할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미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20세기 초 이전까지의 전통적 서구 회화는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 철학의 이상을 구현했으며, 이후 데카르트 관점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현대미술의 출발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 회화를 신체에 대한 단순하고 고정된 객관적 형상으로서의 재현으로 보는 것에 대한 비판 시작된 것이다. 신체(body)의 개념은 이젠 기억과 경험, 소망, 전환, 초월, 변동, 다원성으로 묘사되고 시각적 문화 안에서 body의 개념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재생산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나명규의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나명규 작품의 신체 개념은 데카르트적인 재현 대상으로서의 신체 개념이 아니다. 그렇다고 20세기 초반에, 전위예술의 형태로서 기존 예술에 대한 저항의 관점에 등장하였던 바디아트(Body Art)의 관점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나명규가 신체에 관심을 갖고 직접 작품제작을 시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에서의 유학시절이었다. 작가 자신과 그의 가족이 뉴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을 테스트한 실험적 작품인 파라핀을 주조한 가족의 신체작품 <육체적 내구성에 관한 테스트>였다. 이는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의 신체를 도구로 사용하여 자신의 신체가 표현의 매개자가 되어 자신의 몸짓, 자세 등의 자발적 요소를 표현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존재-Composition>작품은 그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던 신체 개념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 , 자신의 신체를 제 3자적 관찰자 입장에서 도구화하고 그 신체 안에서의 본질을 통해 자신의 응축된 자아를 표출함과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자한다. 작가 자신의 신체사진과 가족의 역사를 보여주는 의류로 채운 비닐 압축 팩은 작가 자신의 존재를 찾고자하는 열망과 함께 현실에서 작가가 겪고 있는 심리적인 갈등을 표출한다. 신체사진과 함께 공기로 부풀린 또 다른 비닐 팩은 비상하고자 하는 작가적 열망을 드러내기도 한다. , 응축된 팩 안에 존재하는 자신의 신체, 그 자신의 존재감을 부단히 찾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영상작품 <존재-보이지 않는>에서는 자신의 신체 안에서 움직이는 튀겨지는 공처럼, 예술을 통해 비상하고자 하는 그의 내적 갈망이 현 사회 속에서의 작가가 겪는 심리적 현상과 맞물려 자신의 내적인 심리상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보여 진다.

 

이처럼 작가 나명규는 가장 근원적인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통해 자기반영적, 지각적 사고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 1908-1961)의 이론으로 적절히 설명되어 질 수 있다. 메를로-퐁티는 정신이 물질에서 독립된 실체라기보다 신체라는 매개를 통해서 사물을 향하는 육화된 의식(embodied consciousness)”이라고 주장한다. , 신체와 정신의 공존, 신체를 육화된 정신으로 본다. 신체는 우리가 그것을 통해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체험된 몸이고 그것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는 몸이다. 또한 신체가 세계와 지각된 대상들에 대한 내적인 이해의 도구로 보기도 한다. 신체는 모든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고 의미를 만드는 도구로 현상세계 역시 신체를 통해서만 우리에게 나타나고 의식 역시 우리의 몸, 신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나명규의 작품 또한 신체를 통해 그의 정신과 사상이 들어나고 개인적인 경험과 예술세계를 드러낸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앞으로 보다 큰 작업적 성과로 그의 열정과 예술혼이 더 가까이 우리와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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