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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사람과 삶의 소통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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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찬展 -"10"

 

조인호(미술사, 광주비엔날레 정책연구 실장)

 

장소와 사람과 삶의 소통관계

권승찬의 작업은 대부분 개인의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장소와 사람의 관계를 끄집어내고 시각이미지로 드러내어 사회라는 외적 범주 속에서 되 비춰보고 세상에 대한 발언들을 엮어내는 연작형식들이 많다. 그것은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사회적일 수밖에 없는 예술작업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개별존재로서 자기영역과 공적인 바깥세상과의 줄을 잇거나, 개인과 개인의 관계들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지속적인 시도이다. 환경과 조건이 다른 여러 현장프로젝트나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공공영역에 참여하면서 또 다른 세계나 존재들을 경험하고 소통의 새로운 발견과 가능성들을 체험하면서 사람과 장소와 공간에 관한 문화적 행위로서 네트워킹에 중심을 두게 된 것이다. 삶의 흔적이면서 역사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서 장소와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공간과 사람의 사회 문화적 관계에 대한 이미지화 작업이기도 하다.

공간과 장소와 사람의 사회적 관계

권승찬은 장소와 사람의 관계를 특정한 곳에 빨간 카드를 들고 선 흑백의 인물사진들로 이미지화시켜 나간다. 동시에 사이버공간인 구글 어스(Google Earth) 영상지도에 촬영한 각각의 지점과 사람들을 심어나가며 온라인 군집들을 계속 넓혀나간다. 이는 실재와 가상공간 사이를 연결하면서, 구체적 실체와 불특정 다수 사이를 매개하는 온ㆍ오프라인의 양방향 작업이기도 하다.

사실 구글 어스 작업은 특정한 공간ㆍ시간ㆍ사람을 이미지로 기록해 나가던 중 당사자나 그 주변만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장소를 접속하고 역사와 흔적과 실재를 새롭게 발견하며 공유할 수 있도록 사이버 네트워크를 형성시켜나가기 위한 의도였다. 말하자면 구글어스에 표시해 둔 지점들을 클릭하면 그 장소에 관계를 맺고 있는 1000여명의 사람들 이미지가 방사형으로 나타나고 이미지 하나하나는 그들 삶에 얽힌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있는 연결고리가 되는 셈이다.

빨간 카드 인물들은 일상의 특정 공간에 대한 입체적이고 객관적인 조망이자 드러날 듯 말 듯 그 공간과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이미지나 이야기를 들춰내는 작업으로 <NOW IN DEAIN MARKET>(2008), <That Palace>(2008~2011), <Thanks>(2008), <Thank You>(2008~2009) 등이 그 예이다. 이 가운데 <대인시장>은 제8회 광주비엔날레 때 실행된 ‘대인시장-복덕방프로젝트’의 하나였다. 역시 빨간 카드를 든 40여명 시장사람들의 흑백사진을 공간과 사람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시장 통로에 배너로 높이 띄워 설치한 작업이다. 시장에 뿌리내려 수 십 년씩 삶을 엮어 온 상인 개개인이나 개체로서 가게들, 그 개별존재들을 공공미술이라는 문화영역으로 끌어들여 시장공동체의 주인공이자 공적 구성원으로서 존재를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그래서인지 시장 냄새를 물씬 풍기는 수더분한 모델들의 모습은 낯선 예술작품의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한 멋쩍음과 함께 억척스런 삶에서 배어든 투박함과 정겨움이 담겨있다.

같은 개념의 연작 중에 아시아문화전당 공사장 가림 벽에 시민들의 얼굴이미지들로 글자모양을 구성해낸 <Thank You>(2008~2009)가 있다. 도시와 시민의 공적ㆍ사적 관계에 대한 공동의 메시지를 다중에게 노출된 공공시설물에, 그 주체인 시민들의 이미지로 글자형태를 구성해낸 작업이다. ‘감사’의 메시지는 정치적 또는 문화적인 의지와 욕구들이 펼쳐지고 집약되는 도시단위로서, 또는 시민 개개인의 삶의 터전이자 현실공간으로서 광주라는 도시와 시민의 관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시민사회 사이에 맺어지는 상호 긍정적 관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환기시키고자 한 것이었다.

공모에 당선되면서부터 사진촬영을 시작하였는데,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전당공사장 주변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작업의 취지와 의도를 설명하고 촬영하여 700여 개의 이미지를 모아내었다. 각 글자를 이루는 픽셀 같은 작은 이미지들은 모두가 촬영날짜와 시간이 적힌 빨간 카드를 들고선 시민들의 모습이다. 도시공동체를 이루는 개개인의 초상이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실질적 주체인 지역사회 개별존재들을 드러내는 작업이었다.

빨간 카드 인물초상 연작들은 수많은 인물 이미지들을 모아 군집을 이루기도 하고, 각각의 사진들이 갖는 개체성을 큰 작품으로 확대시켜 보여주기도 한다. 영산강변이나 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 같은 정치ㆍ사회ㆍ역사적으로 첨예한 이슈가 연결된 장소에서 농부나 공수부대원, 시민 등 그 현장과 직접 관련된 인물상을 촬영해서 라이트박스로 비춰 보여 주거나 서로 다른 입장의 대비되는 관계를 마주보게 설치하여 보이지 않는 관계의 끈을 잇기도 한다. 물론 이 가운데는 그 장소를 찾은 방문자의 모습을 기념사진처럼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긴 통로 양쪽에 라이트박스 작품을 마주 세워 서로 무관할 수도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갖게 된 담양에서도 현지의 장소성을 연결하기 위해 죽녹원과 메콰세콰이어 길을 찾은 젊은 인연의 모습을 같은 방식의 인물사진으로 담아내거나, 담양과 관련된 인물들의 사진작업을 포함한 것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한편으로 빨간 카드 작업은 아니지만 장소와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미지 기록과 연결로 같은 개념에서 제작된 것이 2009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진행했던 <당신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입니까?>이다. 현장작업이 가능하고 간편하기도 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이용해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에게 말을 건네거나 작업실을 찾은 사람들을 촬영하고 사진 아래에 질문에 대한 답을 적도록 해서 벽면에 계속 줄지어 붙여나가는 방식이다. 시장이라는 공간과 그 곳의 주인공인 상인들의 관계를 이미지로 옮겨내는 작업이자, 낯선 이방인인 작가가 공공미술 형식을 빌어 시장상인들에게 다가서는 관계 맺기 작업이었다. 시장에서 수십 년씩 생업을 일궈 온 상인들의 존재를 예술이벤트 형식으로 엮어 공적 문화영역으로 드러내면서, 그 두텁고 진솔한 인생현장에 어느 날 문득 예술작업이랍시고 찾아 든 자신과는 다른 방식의 삶의 틀과 낯선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서는 문화적인 접근행위였던 셈이다. 번성했던 지난날과는 너무나 달라진 시장의 과거와 현재 사이를 되살려내는 기억의 연결 작업이면서, 전통시장이라는 공간적 틀과 무시로 달라지는 시장손님들과의 관계를 유연한 고리로 맺어내는 관계 맺기 프로그램이었다.

소통의 매개로서 언어와 음식

권승찬의 작업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 공사장 아트펜스의 <Thank You>처럼 수많은 인물이미지들을 사용하면서, 문자를 작품의 주된 매개형식으로 사용한 예들이 많다. 가령, 518 30주년 기념전으로 2010년에 쿤스트할레광주 유리면에 작업했던 <언어는 액션이다> 경우는 후라이팬에서 튀어나가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 영어 알파벳의 대문자 소문자들을 역동적인 구성의 빨간 글자무리들로 표현한 것이다. 그의 많은 작업들이 작가 개인사와 관련돼서 발상되고 만들어지듯이 이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언어소통의 한계를 요리로 풀어내었던 본인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의재창작스튜디오나 안양 석수시장 레지던시프로그램 중에 만난 미국ㆍ중국작가들과 서로 언어소통이 전혀 안되는 상황에서 몸짓과 음식으로 관계를 밀착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리와 액션과 언어를 작품 이미지의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음식이나 요리는 그가 평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고자 할 때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다. 2009, 2010년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시장 골목 집 2층과 옥상 공간에서 각각 4개월여 진행한 OK공공프로젝트의 밥집코너도 이제 갓 새내기인 권승찬 김은영 부부공갈단이 낯선 시장에서 밥 짓고 반찬 만들어 이 공간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 서로 한솥밥의 정을 나누고 소통의 끈을 엮으며 유대감을 맺도록 판을 벌여 준 생활 속의 공공문화프로젝트였다. 더불어 식당방 옆에는 공공하우스방을 꾸며 노름 아닌 놀이를 즐기도록 하고, 리폼디자인 작업공간을 두는가 하면 공공옥상을 활용하여 예술가의 체력단련, 이벤트, 파티를 위한 제생공간으로써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하였다.

 

일상 현실과 꿈꾸는 욕망 사이

권승찬의 글자를 매개로 개인의 일상과 외부세계를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을 잇고자 하는 작업들은 유리 벽에 컴퓨터 커팅에 의한 검정 선들로 창밖 풍경을 옮겨놓는 공간드로잉작업들과 연결된다. 가령, 2006년도 시립미술관 전시실의 중간의 포켓공원 같은 사각 공간 유리벽에 <모여라 꿈동산>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한 귀퉁이 풍경과 글자들을 채워놓았었다. 그 당시 작업실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을 검정 선들로 묘사하면서 그 옆에는 집에서 쓰는 물건들의 브랜드 이름들을 역시 검정글씨로 커팅하여 가지런히 배열해 채웠었다. 미술관은 많은 작가들의 작품발표와 성장을 꿈꾸는 욕망의 공간이고, 집이란 곳도 생활 속에서 좋은 물건들을 모아들이는 사적 욕망의 공간으로 본 것이다. 이 같은 욕망의 꿈들을 모아 닫힌 전시관에서 외부세계로 터진 유리 벽에 풍경과 브랜드들을 펼쳐놓은 것이다.

같은 연장선에서 2005년도에 광주 롯데백화점 전망엘리베이터 유리 벽에 작업한 <창 밖을 보세요> 또한 마찬가지다. 현실과 꿈의 괴리, 인위적으로 꾸며진 헛된 공간이나 멋진 샘플들을 보며 부추기는 인간의 욕망은 망망한 희망사항일 뿐, 금새 사라지고 마는 현실과 비현실의 착각과 자각 사이를 오가게 된다. 고급스런 백화점의 치장된 공간과 물건들을 쇼핑하다 문득 내다보게 되는 것은 자취 집 창밖 바깥 현실풍경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집 또한 현실적인 공간은 아니다. 작가로서, 자연인으로서 현실을 풀어나가기 위해 일을 만들며 바깥세상을 돌아다니지만 집에 틀어박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 긴요한 세상현실로부터 격리되거나 단절되는 폐쇄공간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유형은 2005년에 광주 신세계갤러리 쇼윈도우 전시벽면에 작업했던 <엄마! 알았어요>도 마찬가지다. 역시 교회 옆에 자리한 자취 집에서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을 검은 선들의 이미지로 옮겨 놓은 작품이다. 바로 집 옆에 교회가 있기도 했지만, 교회 다닐 것을 끊임없이 종용하는 엄마의 성화 때문에도 친숙해진 교회의 이미지를 옮겨와 엄마 뜻을 따르지 않는데 대한 심적인 부담이 엉킨 일상 현실로서 교회가 보이는 창밖풍경을 간결한 선들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 아울러 <Historical traces of contemporary age>(2008)의 경우도 유달산을 대낮처럼 밝히는 전광조명이나 화려한 루미나리에 불빛을 비유 삼아 이 시대의 과도한 욕망들을 풍자하면서 그 과잉욕구들이 파열로 이르지 않도록 식혀주고 싶은 충동을 자취 집과 물뿌리개 실루엣으로 표현한 컴퓨터프린트 작업이다.

 

개인사와 콤플렉스를 문화영역으로 치환하기

권승찬은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발상을 얻거나 직접 소재를 취해오는 작업들이 많다. 특히 한동안 즐겨 다루었던 연작주제 <자취 집 시리즈>는 고교시절부터 여러 번 옮겨 다녔던 자취 집의 기억들을 그 집 대문과 함께 주소와 방값, 통학 소요시간 같은 지극히 개인사적 기록들을 캔버스에 글자로 새겨놓기도 하고, 자취 집 싱크대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빈 그릇처럼 누적된 욕망과 번잡스런 일상, 권태로 위태로워 보이는 세상과 현실에 대한 얘기들을 담아내기도 한다.

개인사적 체험이나 지난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들이기는 군복 천에 숫자나 문자들로 군복무의 흔적을 기록하는 2002년의 작업에서도 확인된다. 가령, 높이 2.5m에 길이가 9m정도의 대형 군복 천에 본인의 군번인 ‘9230750’과 입대에서부터 예비군 관리업무 등을 거쳐 제대하기까지 행적을 문자로 서술하기도 하고, 얼룩무늬 중 갈색부분 윤곽을 따라 계급장 색에 가까운 주황색 형광 펜으로 선을 그려 넣으며 복무기간 18을 크게 써넣기도 한다. 또한 명함발송전 <Hello! My Name is Gwon Seungchan!>도 대학을 갓 졸업한 신예작가 입장에서 미술계라는 거대한 사회를 향해 명함을 돌리며 일종의 등단인사를 건넸던 작업도 소소한 개인사의 자취들을 바깥세상으로 드러내어 사회 속 한 존재로 줄을 잇고자 한 작업들이었다.

이 같은 태도는 그가 느끼는 자신의 사적 세계 한계를 예술작업을 통해 위무하고 벗어나려는 부단한 행위들이라고 볼 수 있다. 2007년도 의재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인터뷰 중에 “제 얘기는 콤플렉스에서 시작됩니다. 이를테면,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 성격에 대한 콤플렉스, 가정환경에 대한 콤플렉스…. 이런 것이 작업 안에 본격적으로 스며든 것은 대학 졸업 이후의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동안 주거공간에 대한 작업을 계속 해왔거든요. 공간에 대한 문화적ㆍ사회적 해석을 작업으로 풀어 나간 거죠… 원활하지 못했던 언어구사 능력이 작품을 통해서 간결한 텍스트로 관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지요. 이것도 아마 저의 콤플렉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지가 지시하는 것을 다시 중복해서 텍스트가 지시하는 식의 전략적 방법일 수도 있고요…”라고 작업의 바탕을 밝힌 바 있다.

사회 공공영역에서 문화행동의 실천

권승찬의 작업에는 사람과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접근이 많다. 작가 본인의 주변 환경 또는 외부세계와 소통의 줄을 잇기 위한 작업도 많지만 사회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존재들을 서로 엮어내기 위한 작업들이기도 하다. 물론 그 존재란 개별존재로서 사람만이 아닌 수많은 모습으로 피고지고 펼쳐지는 사람들의 갖가지 삶, 시대사의 흔적, 공동체 문화와 연관된 특정한 공간과 장소들을 포함하는 의미이다.

이런 류의 작업 중에 2004년 제5회 광주비엔날레 때 현장프로젝트 [그 밖의 어떤 것]에 참여하여 진행했던 ‘예술그룹 바셀린프로젝트’의 <마이너리티-터미널프로젝트>가 있다. 비엔날레의 기획의도에 맞춰 버스터미널이 광천동으로 옮겨간 뒤 옛 대인동 터미널 주변에 남게 된 주변상가나 상인들의 현재 삶을 지금은 없어졌거나 빛 바랜 과거 풍물사진들과 겹쳐 되짚어보는 작업이었다. 세상살이의 오만 표정과 애환과 희비들이 흘러가고 흘러 들어 왔을, 외지로 들고나던 소통의 통로였던 버스정류장 주변에서 그런 시대의 풍경을 안고 살았을 상가나 사람들이 도시의 변화와 함께 황금빛 은행과 화려한 백화점 그늘 아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현재를 지역민들의 지난날 회상과 함께 되돌아보는 작업이었다. ‘구 광주터미널의 사진을 구합니다’라는 광고문구를 518자유공원 울타리와 도로 육교에 대형 현수막으로 내걸고 시내 교통안내전광판에 안내문구를 송출하면서 직접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사진을 518자유공원 막사공간이나 터미널 현장에서 전시하였다.

소외지역 주민들을 주 대상으로 공공프로젝트를 지향했던 바셀린프로젝트 그룹결성 후 첫 작업인 터미널프로젝트에 이어 200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소출력 라디오방송국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작업이었던 광주 ‘중흥3동 아홉골이야기’ 프로젝트를 비롯해, 서울ㆍ안양ㆍ안산ㆍ성남ㆍ담양 등지에서 열 두 차례 주민방송국을 열었으며, 현지 주민들로 기자나 작가, 스탶들을 짜 마을과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소식들을 나누는 프로그램들이었다.

권승찬의 말은 “한 개인으로서의 ‘나’와 타인(관람자ㆍ일반인)으로서 ‘너’의 어떤 공통성과 서로 다른 감성적 인식 차이에 관한, 흥미를 도출해 나가는 작업들”이라 한다. “극히 사적인 것들(장소ㆍ시간ㆍ습관ㆍ정서ㆍ관심사 등)을 공적인 곳에 배치하고 나열하여, 일종의 사회 병리 현상적 관점으로 생각하고 바라보기를 행하는 과정들”(작가노트 중)이라는 것이다. 콤플렉스에 의한 것이든, 사는 방식 때문이든 개인적인 삶의 영역들은 때로는 견고한 아성이기도 하고, 또 바깥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고 움츠려 들기도 하는 유기체일 수도 있다. 세상사는 중에 자기 삶을 둘러싼 유무형의 외적 요소들과 무수한 관계를 맺고 사회공동체라는 세상을 이루어가는 개별존재, 그런 개체와 공동체 두 영역 사이에 문화적인 길 트기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조형언어로서 사진이나 회화적인 작업을 비롯해, 광고 같은 시각이미지나 음식과 방송프로그램과 별난 이벤트들을 자유롭게 활용해서 세상 속 관계를 만들어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 개인과 세상 사이, 위성에서 내려다보이는 실재이면서 비현실적인 공간 사이, 사이버공간과 세상 속 작은 공간 사이에 소통의 소재나 매체, 표현과 공유의 형식을 만들어가면서 소통의 물길을 계속 열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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