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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협작가론-이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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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연(특별호)

‘작가와 전시’1 – 김진화편

 

이세길(미술평론)

 

나는 그의 전시를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글을 쓴다. 물론 그와 어떤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 그가 제공한 몇 가지 자료만을 근거로 이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수많은 인식의 공간을 떠돈다. 저마다 다른 그 결들의 중첩 속에 삶의 총제성을 낱낱이 드러내는 상징의 기호들이 있다. 화가는 그 기호들을 끄집어내어 붙들고 다듬어 나름대로 지어낸 미적 공간을 유영(遊泳)한다. 김진화 공간은 전통적인 회화 공간의 폐쇄성을 극복하는 듯 보인다. 그에 관한 시도는 이미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이 되어 있다. 그런 만큼, 김진화가 생성한 공간 속의 image(형상)들은 대체 ‘무엇’과 상호작용을 하려는지 적어도 내게는 미지의 상태이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진화의 시선은 관객을 ‘마치 혈관 속’에 있게 하듯, 대단히 미시적으로 펼쳐진다. 자신의 내면에로 힘차게 돌진하는 힘을 그의 짧은 메모에서 감지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미줄에서 ‘소우주’를 발견했다니, 대단한 자기 성찰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관찰’등속의 이성적 포커스로 어찌 그런 발견이 가능하겠는가). 자신의 작업 출발지점이 자연 그 자체임을 드러내는 그의 거침없는 발언에는 ‘내적 사유 또는 욕망의 거대한 공간’이 압박하는 한계 속에서 숨구멍 찾기를 시도하는 예술인만의 당연한 의지가 읽힌다. 그럼에도 김진화가 설정한 공간이 존재하는 공간의 인식은 어떠한가?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의 인식은 곧바로 ‘바로 그 자리에만 존재하는 공간’을 지시하는 것은 아닐 터이므로 김진화의 미시적 공간(인식)론이 적잖이 궁금해진다. 이 난감한 물음을 풀어 줄 작가의 텍스트를 읽고 싶다.

작품과 관객 사이의 양방향 교류, 그 아름다운 상호작용은 작가의 꿈이다. 김진화는 관객들이 자신의 작품에 접근해 획득할 상상 가능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관객들이 맞닥뜨릴 미답(美䠌)의 공간을 소요하며 누릴 자유, 그 무한한 내면의 길을 한없이 걷도록 허락하겠다는 것이다. 관객 저마다의 오감을 무한히 발산하며 체감할 ‘느낌’, 바로 그것이 작가가 고귀하게 생각하는 어떤 완성의 전형이라 한다면, 대단히 여유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내면의 떨림을 유도하는 공간의 무수한 형상들, 그 떨림을 유도하는 공간의 무수한 형상들, 그 떨림으로 확인하는 ‘나’라는 존재의 그윽한 향기, 존재의 자기인식을 가능케 하는 사고의 신비한 심연.. 김진화의 작업이 구상하는 큰 얼개(담론)는 대개 이런 수준인지 궁금하다. 그저 자유이고, 상상이고, 느낌이고, 고귀하며, 완성이라는 식으로 <공간 속의 그림그리기>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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