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Home > 아티스트 > 아티스트

비욘드 남준(이이남)_조숙경

본문

비욘드(beyond) 남준 – Lee 이남


조숙경(이학박사(과학사), 국립광주과학관 전시연구본부장)


30년 전에 미디어아트라는 신세계를 열었던 백남준은 “달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라고 선언했다. 도대체 달이 어떻게 텔레비전일 수 있는가? 전자파를 쏟아내는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상징인 텔레비전이 저 고요하고 순수한 달과 같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시관 벽면에 걸린 흑백 모니터에서는 닐 암스트롱의 말이 반복되고 있다. “한 사람에게는 작은 한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이것은 인류에게 위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라는. 백남준은 ‘위성 프로젝트’로 불리는 시리즈 작품을 통해 기술의 진보로 인해 텔레비전이 밤하늘의 달을 대신하게 된 현대사회의 비인간화와 소외감을 날카롭게 직시한 것이다.

2014년 세계를 향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세례 받는 텔레비전”이라는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천장에 매달린 텔레비전 모니터에서는 하얀 비둘기가 계속해서 날개를 퍼뜩 거리고, 모니터 바로 아래에 있는 커다란 수조에는 물이 그득하다. 마치 기독교인들이 죄 사함을 받듯, 텔레비전은 천천히 물에 잠기고, 침례 받는 텔레비전은 그것이 가진 해(harm)와 독(poison)을 정화하여 의(義)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이남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최첨단 테크놀로지에 이제는 반성과 느림이 필요함을 종교의 형식을 빌어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작품은 ‘인간화된 기술’, ‘인간을 위한 기술’을 강하게 추구하던 백남준의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종교를 통해 순수하게 재탄생할 테크놀로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줌으로써 융합의 최전선에 서있다.

 


           
주소: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338번길 7(구동 12) | 대표번호:062-000-0000 | FAX:062-670-7929
Copyright(c)2016 By GJMA,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