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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가이드, 20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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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body)의 개념으로 소통하는 작가 나명규

제목 : '동상이몽(同床異夢)- 사람과 사람사이에 내가 있다'

 

몇 년 전 여름. 시외의 작은 미술관을 찾았다가 색색으로 앞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조각을 본 적이 있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색색의 사람 형상은 벽에 굳건히 달라붙어 있거나 나무에 흔들리며 매달아져 있었다. 묘한 느낌으로 와 닿았던 것을 기억한다. 바람에 흔들리며 쏟아지던 햇빛과 함께 일렁이던.

이 좁은 지역에서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던 게 신기할 정도로 작품으로는 이미 익숙한 작가였다. 영상으로, 사람의 형상인 조각으로 눈길을 잡았던 작품의 작가였다.

경제적인 조건이 허락하는 한, 작가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자신이 해보고 싶은 모든 것들을 망치로 두드리고 가위로 자르고 싶어 했다. 또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석고를 뜨고 영상작업을 하며 내면을 들어내 보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나온... 앞으로의 날들

작가가 보여준 작품의 이미지 파일들을 들여다보다 불쑥 솟아나는 의문은 '사람의 등장''신체'에 대한 집중이었다. 섬세한 작업을 동반함과 동시에 내포하는 이미지와 느낌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작가들이 신체와 사람에 대한 작업을 쉽게 손대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기에 더 의문이었다.

각각의 신체는 서로 비슷하거나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시간을 요하는 작고 미세한 움직임으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작가는 "일부러 신체와 사람을 찾아서 하는 것이 아닌데도 작업을 하다보면 결국 사람과 신체의 일부인 것을 알게 된다. 보이지 않은 시간인 삶에 대 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처음 신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연유를 작가는 뉴욕의 유학시절에서 찾을 수 있다며 "대학 졸업 후 유학을 떠나 정착한 뉴욕은 너무 힘들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그 변화의 과정을 시간을 정해두고 주기적으로 신체의 일부를 파라핀으로 떠내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기록이 먼저였고 미세한 변화의 흐름을 읽어갈 수 있는 신체언어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시각적 다양함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첫걸음이다

이불의 압축 비닐에 들어간 사람. 레이저 커팅으로 오려진 사람. 영상 안으로 들어간 신체의 일부. 관람자의 사진이 전시작품이 된 사진. 작가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가 LED로 표현된 영상작업 등. 지나온 작업은 대부분이 신체를 도구로 사용해 표현의 매개자가 되었고 자신의 몸짓과 자세로 살아오면서 보고 느끼던 기억과 소망, 변환, 변동 등을 다원적으로 묘사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을 재해석했다.

최근에는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꾸불한 털이 복실한 양 한 마리를 오동통하게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양띠여서 양을 만들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매번 그런 생각을 잊지 않으며 작업하려 노력한다. 내 작업의 기초는 '내 자신'이고 그 안에서 먹고 마시고 기억하고 절망해야 비로소 작업이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한 걸음 내딛는다. 서울 인사동에서의 전시이다. 이미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직도 남아있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웃으며 말한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주제로 한 전시이다. 중국 촬영의 영상도 함께한다. 아마도 작업의 총체를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아카데미식 교육을 해체하고 재해석한 작업과 그동안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개념적 방식을 탈피할 것이다. 전시가 끝나면 미진한 작품과 마음을 보완해서 다시 정리해야 하는데 마음만 급한 나는 매번 그러지 못했다. 아마, 이번 전시가 종료되어도 그러할 것이지만 역시 매번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마음을 접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다음의 작업을 나 자신도 예측할 수가 없다."

 

범현이 baram8162@nate.com

일시 : 928~104

장소 : 서울 라이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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