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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신기술 흥미로워…더 보고 싶은 작품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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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신기술 흥미로워…더 보고 싶은 작품이었으면"

2016/09/02 17:28 (연합뉴스)


부산비엔날레서 구글과 협업작품 선보이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부산=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저와 구글, 관람객이 힘을 합쳐야 완성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지 않나 싶습니다."

3일 개막하는 부산비엔날레에서 구글과의 협업 작품을 선보이는 이이남(47) 작가는 2일 오전 부산 수영구에 있는 전시장 F1963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신의 전시작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에 초청되는 등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디어아티스트 중 한 명인 이 씨는 이번 전시에서 구글의 새로운 기술인 '틸트 브러시'(Tilt Brush)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인다.

틸트 브러시는 헤드셋과 콘트롤러를 이용해 가상공간에 3차원의 입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상현실 애플리케이션이다. 포토샵처럼 색을 골라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별이 쏟아지거나 눈이 내리는 등의 효과도 넣을 수 있다.

이 씨의 작품 제목은 부산비엔날레의 주제와 같은 '혼혈하는 지구'다.

이 작품은 독특하게 관람객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형태다. 전시 공간 안에는 두개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는데 관람객들은 그 앞에서 특수한 장비를 착용하고 화면 위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배경이 바로 이 씨의 작품이다. 왼쪽 스크린에는 '몸'과 관련된 한자를 황금빛 추사체로 쓴 이미지가, 오른쪽 스크린에는 마치 이 씨의 작품이 곳곳에 등장하는 우주공간 이미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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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작가가 2016부산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혼혈하는 지구'. 이 작품은 구글의 '틸트 브러시' 기술을 이용한다. [이이남 스튜디오 제공]


관람객은 이 씨가 만든 배경을 바탕삼아 틸트 브러시로 마음껏 그림을 그린 뒤 옆에 설치된 프린트에서 완성작을 프린트해 가져가면 된다.

구글과의 협업을 위해 프랑스 파리 소재 구글 연구소까지 다녀왔다는 이 씨는 "처음 써보는 기술인데 생각보다 다루기 쉽다. 누구든지 금방 적응해 이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아티스트답게 새로운 기술에 흥미가 많다는 이 씨는 2009년 미국에서 개인전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이 구글로 자리를 옮기면서 틸트 브러시를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인과 다시 연락이 됐는데 때마침 구글은 부산비엔날레를 후원하고, 나는 부산비엔날레에 초청됐다. 구글이라는 회사 이미지가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비엔날레 주제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한 번 협업 작품을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구글의 이미지는 지구를 대표하는 가상공간이다. 그렇다면 구글과 나, 관람객의 관계 속에 나오는 창작물이야말로 '혼혈하는 지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동양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배경과 서양을 대변하는 구글의 기술이 뒤섞이고, 자신과 구글, 관람객 모두가 힘을 합쳐 작품을 완성한다는 아이디어가 지구상에서 상생해야 하는 인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나 혼자로도, 구글의 기술만으로도 안되고 관람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관람자들은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혼혈하는 지구를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더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란 항상 새로운 개념을 생각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틸트 브러시 기능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경에 이미지를 넣을 수는 있지만 영상을 넣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구글에 이러한 점을 전달해 기술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 씨는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미디어아트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덜어내는 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란 결국 새로운 것을 선보여야 하는데 관람객이나 미술 전문가들에게 항상 이런 경험을 주기란 참 어렵다. 그러나 이 새로운 경험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내 노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움을 느낀다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내 작품 앞에 서있는 것을 볼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면서 "'혼혈하는 지구'가 사람들이 더 구경하고 싶고, 오랫동안 기억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시립미술관과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인 F1963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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